두륜산 일지암 초의선사 (100대 명산)
산이름 : 두륜산 ( 703m )
산위치 : 전남 해남군 북평면
산행일자 : 2014년 5월 24 ~ 25일
1박 2일 테마산행
교통편 : 42인승 버스대절
이번 두륜산 산행은 100대 명산 완등 목표의 일환으로 장흥 천관산 등산과 연계하여 1박 2일로 진행하였다.
<테마산행 1일 째 >
두륜산은 전남 해남군 북평면에 있는 해발 700m 봉우리로 소백산맥 남단에서 남해 바다를 굽어보며 우뚝 솟아있다. 주봉인 가련봉 (700m)을 비롯하여 두륜봉, 고계봉, 노승봉, 도솔봉, 혈망봉, 향로봉, 연화봉 등 8개의 봉우리로 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장춘동 계곡과 천년고찰 대흥사를 끼고 있어 1979년 전남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한국 100대 명산에 선정되었다.
두륜산이라 산 이름이 붙은 것은 산 모양이 둥글게 사방으로 둘러서 솟은 “ 둥근 머리 산 ” 즉 둥글넓적한 모습을 하고 있다해서 붙여졌다. 두륜산의 특징은 동쪽은 가파르고 서쪽은 완만한 지형을 이루면서 대흥사와 표충사를 안고 있으며 동백나무와 후박나무와 같은 난대식물이 지천을 이루는 장춘동 계곡을 끼고 있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계봉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손쉽게 고봉을 오를 수 있다.
젊은 시절 두륜봉에서 / 사진 출처 운암산악회
초의선사를 빼놓고는 두륜산을 설명할 수가 없다. 艸衣禪師는 한자 그대로 풀 옷을 입은 선사로 표현할 수 있다. 초의선사 기념관이 그의 생가가 있는 전남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에 있는데 그는 왕산리에서 태어났으며 성은 인동 장씨며 속명은 알려져 있지 않고 법명이 의순(意恂)이므로 장의순이라 불리우며 초의는 출가 후 대흥사 주지인 완호 스님으로부터 받은 호이다.
초의선사는 5살 때 강변에서 놀다가 급류에 떨어져 떠내려가다가 죽을 고비에 지나던 승려가 건져주어 목숨을 건졌으며 10살 때는 마을에 역병이 들어 어린 아이들은 모두 앓아 목숨을 잃었으나 초의는 시주를 돌던 스님이 역병이 돌 것을 예상하고 사찰로 데려가 지내게 하여 변을 피할 수가 있었다.
생애 두 번의 불자의 도움으로 생명을 건진 초의는 생명의 은인인 승려의 권유로 15세 때 전남 남평에 있는 운흥사에 출가를 하고 19세에 대흥사로 가는 길에 월출산에 올라 기이한 산세의 아름다움에 빠져 있다가 문득 중천에 떠오르는 달을 보고 홀연히 깨쳐 이후 인생에 막힘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초의 나이 24세 때 대흥사에 있으면서 다산 정약용이 근동의 강진으로 유배 왔다는 말을 듣고 다산 정약용을 찾아가 백련사에서 초대면을 하고 다산의 실학 정신에 감동하여 24년 나이가 많은 다산을 스승처럼 모셨다. 다산이 유배가 풀려 한양으로 돌아가 남양주에 은거하자 다산을 만나러 한양 길을 떠나 운길산 수종사에서 다산의 소개로 추사 김정희와 초대면을 하였다.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연은 추사 김정희와 동문수학을 하였으므로 다산은 아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김정희를 알게 되었으며 김정희의 사람됨을 알고 초의를 소개한 것으로 보면 된다.
추사와 초의는 1786년생으로 동갑내기였으며 수종사의 만남의 인연으로 그 후 두 사람의 우정은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었다. 이 세분이 이후 오고 간 詩書畵茶에 얽힌 인연은 선비 세계의 격을 최고의 경지 까지 끌어올렸다.
초의선사의 명성이 세상에 알려지자 초의는 대흥사 동쪽 계곡에 일지암을 짓고 40년 동안 홀로 지관에 전념하며 한국의 다도의 성서격인 東茶頌을 저술하여 우리 차를 예찬하고 다도의 멋을 전하였다.
초의 나이 55세에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로 유배되자 노구를 이끌고 제주도에 세 차례나 찾아갔다
초의 나이 71세 때 천상천하 둘도 없는 벗 추사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몸을 일으켜 한양으로 가고자 하였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차마 갈 수가 없어 글만 써서 올려 보내고 10년 후 81세의 나이로 대흥사에서 입적하였다.
추사 김정희가 초의선사를 노래한 게송(偈頌)을
보면 초의의 가풍을 알 수 있다.
두륜산 마루턱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푸른 바다 비탈에서 코를 비비며
홀로 무외(無畏)의 광명을 크게 베풀며
달을 가르켜 모든 어둠을 깨뜨리누나
복의 땅이건 고통의 바다이건 가리지 않고
한 부처의 마음을 죄다 가졌네
정명보살(正明菩薩)의 말 없는 게송이여!
허공을 때리는 법계(法界)의 소리여!
부처에 들고 또다시 마군(魔軍)에 드니
다만 자기만 아는 웃음소리
살 고양이, 쥐 잡는 지혜처럼
기(機), 용(用)이 서로 어우러져
봄바람 한 소식에 온갖 꽃이 피어
밝고 밝음이 오늘에 이르렀구려.
위 게송은 추사가 초의에게 드리는 글이다. 초의선사를 한 번 보고 미친 듯이 좋아하며 평생을 사모하며
서로 그리워하고 살았던 동갑내기 벗들의 우정에 가슴이 미여 온다.
K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