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백운산의 낙뢰(100대 명산)
산이름 : 백운산 ( 904m )
산위치 :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산행일자 : 2007년 7월 30일
교통편 : 42인승 버스대절
한북정맥의 광덕산과 백운산을 잇는 해발 620m의 광덕고개는 캐러멜 고개라는 특이한 별칭을 갖고 있다. 6.25 전쟁 때 이 지역을 관할하던 미군 사단장이 급경사로 굽이도는 광덕고개를 오를 때마다 차량운전병에게 졸지 말라고 캐러멜을 주었다는 데서 이런 이름이 유래되었다.
선린63 山 40여 명은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산행 들머리인 광덕고개를 출발하여 전개될 악천후와의 사투를 예견 못하고 백운산 산속으로 여유롭게 들어섰다.
산행 시작 1시간 30분이 지나 백운산 8.5부 능선에 들어설 때 갑자기 하늘이 돌변하더니 주위가 어두워지고 굵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이런 정도의 비쯤이야 가끔 겪었던 산행 아냐?
애써 태연하며 선두그룹은 우비와 우산을 주섬 주섬 챙겨 입고 의기 넘치게 질퍽한 산행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때, 우르릉 쾅쾅쾅!!!
더욱 굵어진 빗줄기는 천둥을 동반한 번개까지 가세하여 번뜩이고 탁한 급류는 등산로에 넘친다. 선두그룹은 속행이냐 철수냐 결정을 해야 하는 긴박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의견을 모아 봤지만 산악대장으로서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지근거리에서 굴참나무 가지가 벼락을 맞고 찌져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그 벼락은 더 이상의 등반을 중지 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객기는 금물이다. 산행 철수를 해야한다.
산행 철수는 신속히 전달되었으며 결정을 내렸으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철수속도는 전광석화였다. 어떤 이는 받치고 있던 우산을 냅다 버리는가 하면 어떤 이는 뛰는데 방해되는 비닐 우비를 벗어 배낭 속에 구겨 넣고 장대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뛰어 내려간다.
1시간여의 산행 철수는 가까스로 완료되고 어느새 가랑비로 변한 광덕고개에 우리는 다시 모였다. 모두가 안도의 마음으로 숲속에서 일어난 공포의 무용담을 주고받는다. 마치 전쟁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용사들 처럼.......
광덕고개를 뒤로하고 백운계곡에서 이른 점심을 하고 신북온천으로 이동하여 온천탕에 몸을 담갔다. 우리와 같은 시각에 서울 북한산에서 벼락을 맞아 등산객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한 것은 그 다음날 이었다.
백운산 재산행은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2017년 시산제를 백운산 흥룡사에서 함으로서 100대 명산 백운산 등정이 완성 되었다.
K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