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름 : 도명산 ( 643 m )
산위치 :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산행날자: 2006 년 8월 27일
교통편 : 관광버스 대절
지금도 나를 파랗게 물들여 버릴 것 같은
구비구비 화양구곡 물줄기가 사흘이 지났는데도
아른거려 부랴부랴 펜을 들었다.
푸른 계곡물에 파르르 잔주름이 일고 그 속에서
텀벙대던 어른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얼비친 저녁
햇살에 함박꽃 같은 그 웃음은 지금 없다
시렵게 차지도 않고 그렇다고 뜨뜨미지근도 않기에
그토록 사랑 받고 즐거웠나 보다.
이제 어둠이 내려 화양구곡의 물줄기는 성난 듯
소리치고 도명산은 숨죽여 말이 없지만 산수의
깊은 뜻을 터득했기에 우리야 말로 송시열이다.
지자요수, 인자요산이라 우리는 오늘 산과 물을
한꺼번에 즐겼으니 공자에 비할 것이며
금사담 암서제에서 나라를 논하면서 술 잔을
들었으니 어찌 우리가 우암 송시열에 못 미치겠는가!
자 ! 이제 화양구곡을 떠나려 한다.
83세의 노욕에 사로잡힌 노정객의 당리당략도
부질없는 것. 종종 사람의 지혜로는 풀 수 없는
오해도 내 던지자
이제 평상으로 돌아가 어제를 잊어버리는
현인이 되자
어둠에 깔려 있는 내 공간 앞 청계천의 물소리가
화양구곡의 물소리가 되어 은은히 들려온다.
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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