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에세이

보고싶은 흥기형!

케이와이지 2017. 12. 24. 15:24

설악산 단풍 사진 캡쳐

 

흥기형!

또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젊은시절 매년 이 맘 때면 년말년시를 설악산에서 보내려 큰 배낭 메고 설악으로 달려가련만........눈 덮힌 설악산 서북주능선이 그립고 동해의 하얀 포말이 아른거리지만 올 해는 이마저 사치처럼 느껴져 북한산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하려 합니다.


우린 설악에 갈 땐 항상 설악가를 부르며 갔었지요?

 

 " 굽이쳐 흰 띠 두른 능선 길 따라

   달 빛에 걸어 가던 계곡의 여운을

   내 어이 잊으리오 꿈같은 산행을

   잘 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형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5년이 흘렀지만 설악만 생각하면 형이 떠오르는 것은 형과 설악을 떼놓고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형의 어려웠던 시절 도움을 주지 못한 내가 원망스러웠지만 다행이 우린 비오는 날 충무로에서 소주 한 잔 나눌 수가 있었지요.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형의 모습에서 찌릿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흥기형!

세밑이 너무 어둡고 소란스럽습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방황하고 적폐청산이란 미명아래 줄줄이 감옥소에 들어가는 초췌한 모습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 요즈음의 세태 속에서 차라리 먼저 간 형이 부럽기도 합니다.

 

경제란 좋아 질 때도 나빠 질 때도 있기 마련인데 주변국 들의 사정에 따라  내년에도 좋아질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회적 체념이 어깨를 짓 누른 듯 싶어서 입니다. 그렇다고 누구의 탓만 하면서 새 해를 맞이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경제가 어려울 땐 검소한 생활부터 몸에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기 활성화위해서 보다 더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경제학자도 있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나는 쇼펜하우어의 다음과 같은 말에 동의합니다.

" 나는 돈 버는 재능이 절대로  없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돈을 아껴 쓰는 법이라도 배우고 있을 뿐이다"

 

이 쯤에서 형에게 마지막 메시지 하나 던지고 싶습니다. 과거에 발목 잡히면 한 발자욱도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을요.

 

 2017년 12월 22일

                                         

                               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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