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에 떠 있는 작은 섬 무의도에
동서로 길게 호룡곡산 능선이 누워있는 듯 솟아있다.
그 중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실미도를 조망하고
눈 길을 아래로 깔아 하나깨 해수욕장을 가늠해 본다.
하얀 백사장이 늙은 노송과 어우러져 길게 누워있다.
새벽 한기를 느끼며 전철에 몸을 실을 때만 해도
시커멓던 하늘이 동인천역에 도착하니 어제처럼 파랗다.
작은 여객선이 뱃고동을 울리며 연안부두를 빠져나와
서해를 가르자 하얀 바다거품이 줄기차게 뒤 따른다.
갑판에 서서 겨울바람을 맞는 맛!
산행의 귀착지 하나깨 해수욕장!
너른 백사장의 흰 모래알이 비단결 같이 부드럽다.
모래 한 줌 손에 쥐어 바람결에 실으니 꽃 술처럼 흩날린다.
겨울 해변가를 걸으면 여인이 다가 온다는데 ......
끝에서 끝을 걸어도 여인은 오지 않는다.
여인은 해변에서 잉태하여 바람결에 날려갔는가!
이 나이에 해변의 여인이 없으면 어떠한가!
하나깨 횟집의 늙은 아낙이면 또 어떠한가!
광어회 한 접시와 소주 한 병에 시름을 잊었노라!
추가 병맥주 서너잔에 김태백이 되었노라!
도시가 미워졌을 때 훌쩍 떠나고 싶은 나 !
KYJ
2012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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