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꽃 피는 고흥반도 >
전라남도는 한반도 남단의 서쪽을 할애 받아 서남으로 수많은 섬과 광주를 대표하는 내륙지방과 무안반도, 해남반도, 장흥반도, 고흥반도, 여수반도 등 5개의 반도로 형성되어 있다. 온화한 기후, 풍요로운 대지, 맛깔 나는 음식으로 누구에게나 마음의 빗장을 쉽게 여는 순박한 인심은 남도를 대표하는특성이라 말할 수 있다.
그 중 고흥반도는 도시에서 접근성이 어려워 예부터 미지의 땅, 또는 순수의 땅으로 불려질 만큼 낙후되었는데 소록도가 고흥에 위치한 것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던 고흥이 언제부터인지 억센 지방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는데 프로 레슬러 김일을 비롯 프로권투 선수 유제두, 씨름선수 백승일등이 속속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흥 사람들은 예전처럼 순수의 땅으로 불려지길 원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나로도 우주센터가 생겨 시원스럽게 준고속도로가 깔아져 있지만 고흥의 자력 경제는 점점 쇠퇴해 가고 인구마저 줄어든다 하니 고흥군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떠나자!. 고흥반도>
보성 발 순천 행 버스는 중간 기착지인 벌교에 일단의 승객을 내려놓고 후진을 하더니 순천으로 향한다. 일단의 승객과 함께 내린 그는 고흥 행 버스시간을 확인하고 잠시 여유가 있는 듯 의자에 앉아 앞으로 전개될 고흥의 파노라마와 누나의 얼굴을 겹쳐보면서 눈을 감는다. 미끄러지듯 들어온 고흥 녹동 행 버스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차창 밖을 응시하자 어느새 보성군과 고흥군의 경계인 뱀골고개를 올라채자 고흥 관문의 수문장인 첨산이 무섭게 내려다 보고 있다.
소백산맥의 한 지맥이 남해안으로 뻗치면서 폭 2km의 지협을 여자허리처럼 가늘게 만들어 놓고 이어지는 밑동을 장독같이 펑퍼짐하게 빚어 낸 놓은 것이 지도상의 고흥반도 지형이다. 나즈막한 산허리를 두어 번 휘감고 들판을 가르다 보니 바닷물이 빠져나가
벌거벗은 갯벌 위에 검은 무인 섬들이 마치 소똥처럼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반도를 중심으로 160개의 섬이 둘러 싸여있다 하니 고흥 경제를 지탱해주는 군민들의 삶의 수단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고흥반도 속으로 들어서자 울컥 감정이 북받친다. 누나의 고향인 과역면 까지는 불과 10km 남짓!
3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