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에세이

수종사 삼정헌에서!

케이와이지 2018. 5. 14. 23:34

 

삼정헌/ 사진 캡쳐

 

수종사 삼정헌!

두물머리 뒤로 하고 수종사에 오르려니

초의선사가 길을 막고 차 한 잔을 내놓는데

은은한 향은 내 고향 보성차밭 자란차가 분명하다.

어찌 당신은 아직까지 살아 있소?

당신은 어찌 여기에서 나를 기다리오?

초의 향한 그리움 품고 수종사에 왔건만

인걸은 간데없고 횅한 삼정헌만 나를 기다리네.

 

아! 나는 또 역사를 만나러 산으로 왔구나

삼정헌 앞뜰을 어슬렁이며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대흥사 초의선사의  숨결을 엿들어 보지만

나에겐  사치요 허상으로 돌아온다.

 

다산 , 추사 , 초의선사가 삼정헌에서

보성녹차를 마시며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듯

나는 탁주를 마시며 두물머리를 내려다본다.

 

두물머리/ 사진 캡쳐

                                

저 내려다보이는 물안개 속의 두물머리

그때나 지금이나 인걸만 다를 뿐 변함이 없으랴

수종사 뜰아래 늙은 은행나무에 눈인사를 하고

산을 내려오는 길에 시 한 수는 나의 질퍽한 삶이다.

 

두물머리에 깔려있던 물안개가 거치자

북녘 먹구름이 산 허리에 내려앉는다.                             

작별은 한 번이면 되는데

오늘 또 작별하는구나!

 

              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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